CAMERA2017.08.25 13:47

Canon | Canon EOS 6D Mark II | Pattern | 8sec | F/11.0 | -1.33 EV | 40.0mm | ISO-100 | Off Compulsory

 

 

얼마전 어떤 아빠 분을 온라인에서 보았어요.

 

크고 무거운 카메라로 사진 찍으려 할때마다 아이들이나 와이프가 어찌나 짜증을 내는지

도무지 사진을 못찍겠는데 작은 미러리스로 살짝 살짝 몰래 찍으면 어떻겠냐는 거였습니다.

 

가족들이 싫어한다면 안찍는것이 맞지,

돈을 더 들여서 새 카메라들여서까지 몰래 찍는건 좀 아닌것같다 했더니 막 화를 내시더군요.

 

"사진만 주구장창 찍는것도 아니고 가족이 어디 놀러갔으면 사진좀 남겨야 하는거 아니냐

그거조차 가족들이 짜증내고 싫어하지만 그정도는 찍어야겠는데 모르면 닥쳐라..."

 

이시점에서 이분께는 그냥 죄송합니다 암말 안할께요 하고 물러났습니다.

 

애초에 이분은 작고 가벼운 미러리스 카메라가 사고 싶으신거예요.

가족은 그냥 핑계고 거의 답정너 상태에서 자기합리화에 동의해줄 사람들을 구하는데

사지 말라는 의견을 제시하는 제가 미우신거죠.(....)

 

이런 광경은 사실 최근들어 매우 흔히 보입니다.

 

 

가족들은 말합니다.
사진 말고 가족에게 집중해달라고.
그노무 사진이랑 커다란 카메라 진절머리가 난다고.

 

아빠들은 말합니다.
그럼 추억 하나조차 담지말란거냐고.
내가 나만 좋으려고 무거운 카메라로 찍는줄 아냐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아이 사진 찍는것도 한철뿐이라고.
머리통 조금만 커도 안찍히려고 발악하고 다닌다고.

 

 

 

사실 제생각은 그래요.


가족을 위해 추억 담는다는것도 아빠의 자기 합리화일뿐입니다.

추억의 단순기록이면 폰카로도 충분합니다. 애초에 나들이가 즐거웠어야 추억이 되는겁니다.


좋은 카메라와 렌즈를 사용해 사진의 화질이 올라간다 해서 추억의 행복도가 올라가느냐?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 확률이 훨씬 높아요.

 

가족 사진의 목적은 근본적으로는 가족의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고 가족이 같이 즐김으로서 행복에 보탬이 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가족 구성원 상호간의 이해위에 이뤄져야 그 의미가 있습니다.

 

사진이 행복을 저해하는데도 억지로 남겨야 하냐면...전 아니라 봅니다.

애초에 가족이 왜 진절머리를 낼까요?

 

왜 와이프들은 카메라를 들이대기만 해도 화를 내고

아이들이 머리통 조금만 커도 아빠 카메라에 안찍히려 할까요?

 

정작 SNS보면 친구들끼리는  폰카 셀카 실컷 찍으면서?

 

이경우 문제는 사진이 아닙니다.

문제는 아빠예요.

 

가족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가족에게 자신의 취향을 강요하는 아빠가 문제인겁니다.

 

가족사진 고화질로 남기는 것도 가족이 다 같이 보고 즐기지 않는 한은,

사진이 가족의 행복에 도움이 된다는 실제 행동이 동반되지 않고

가족 구성원들의 충분한 이해를 얻지 않은 채로

 

이게 옳은거니까 니들이 뭐라든 난 좋은 카메라로

심지어는 니들 몰래라도 사진을 담아야겠다 라고 한다면

 

그건 결국 자기 욕심채우기일뿐이예요.
작은 미러리스로 파인더 안보고 몰래 찍음 된다...?

 

아무리 가족사진이라 해도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이건 이미 추억도 뭐도 아니예요

얼마나 가족과 커뮤니케이션이 하기 싫으면 설득은 안하고 도촬을 하겠다는 겁니까??

 

 

 

사실 저한테 그런 말씀 하시는 분들 정말 많아요.

아이들 예뻐서 좋겠다, 크기전에 많이 찍어라 크면 못찍는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제로가 아닙니다.

제가 잘 못하면 당연히 아이들이 사진 찍는거 싫어하게 되겠죠. 그분들이 그랬듯이.

 

 

근데 제생각에 그런 아이들은 그런 아빠의 자기욕심 채우기용 사진에 질린겁니다.

또래 친구들끼린 잘찍잖아요.

 

왜? 사진은 원래 즐거운것이니까.

별별 장난 다치고 별별 곳에서 사진 찍고 예쁜척하고 인스타 하고 페북하고 할거다합니다.

 

딱 하나,

아빠만 빼고.

 

아빠랑 찍는건 하나도 즐겁지 않으니까.

아빠는 자기 욕심만 채우니까.

 

제가 원하는 것은 그렇게 되지 않는겁니다.

 

아이들이 크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많이 찍는게 목적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사진이 얼마나 즐거운지를 시간을 들여 잘 말하고

 

그 즐거움을 공유함으로서 커서도 아빠와 사진찍는 것을

즐거운 가족 놀이의 하나로 받아들이도록 하는게 제 목적이예요.

 

가족사진은 더 잘찍는것보다 그게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전 그게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

 

물론 엄청나게 힘든 일일거예요.

사진에 국한되지 않고 아이들이 커나가도 사이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소리인데...

그게 쉬운 일 일리가 없습니다. -_-;;

 

 

그 힘든 길의 첫걸음은 아이들에게, 가족에게 집중하는 것 아닐까요?

 

나만 좋으려고 찍는거 아니다 하는 식으로 자기합리화 하지 말고요.

충분한 시간을 들여 가족이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으니까 문제가 생깁니다.

 

찍은 다음 온가족이 같이 보며 웃고 즐기는 시간이 없으니까 그런 문제가 생깁니다.

 

누차에 걸처 말씀드리는 중요한 사실이지만,

저같은 아마추어 가족 사진사는 잘 찍는 것이 제 1목적이 아닙니다.

제 1목적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사진을 같이 보고 웃어줄 가족 없이는 의미 1도 없어요.

 

그 가족을 지키는 것,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

가족에게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임을... 

 

 

그렇게 함으로서 가족의 행복에 보탬이 되는 수단의 하나로서

사진을 담는것이 가족 사진의 제 1의 목적임을 새삼 잊어서는 안됩니다.

 

여러분이 담은 아이들 사진의 제 1 독자는 인터넷상의 불특정 다수가 아닙니다.

생판 남들 보여주기 위해  내 아이들역광에서 공주처럼 아리따운 모습 담아 올리려고 억지로 애쓰실 필요는 없어요.

 

아빠 사진사 여러분, 여러분 사진의 제 1 독자는 바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이 보고 웃고 즐거워 할 사진을 담으세요. 아이들이 커서 미소지을 사진을 담으세요.

그점을 새삼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오럴그래퍼 선배/마루토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프리베넷

    저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 “폭언 날리고선 널 위해서 쓴소리 한거”라고 말하는 인간들 생각나네요.

    하나의 주제만 생각하고 그 결론도출을 위한 과정에 대한 고찰은 전혀 없는 사람들 보는 것 같아요.

    2017.08.25 16: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행인

    점점 성인이 되시는듯 ㅎㅎㅎ

    2017.08.25 21: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저도

    공감합니다.
    근데 아이들이 자라면 카메라를 쥐어 주는 것도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저희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하나씩 목에 걸어주고 마음껏 찍게 했더니, 아빠가 왜 여러 번 촬영하며 짜증나게 했는지 이해하겠다는 거에요
    말씀대로 미러리스를 사는 게 정답이 아니라
    미러리스를 선물해주는 아빠가 되어 보는 걸 권해봅니다^^

    2017.08.25 23: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사실 아이들에게 이미 카메라를 쥐어주긴 했는데, 폰카 정도라면 모를까 그 윗급의 카메라 함부로 아이들에게 쥐어주세요 했다가 또 뭔소리 들을지 몰라서 말입니다;;

      2017.08.30 09:21 신고 [ ADDR : EDIT/ DEL ]
  4. 텍사스사는 사람

    자주 와서 글을 읽고 있습니다. 정말 공감이 되는 말씀입니다. 늘 많이 배우네요.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7.08.26 01: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avin83

    블로그에 올리신 글중에... 카메라 리뷰에 관심이 가장 많이 갔지만 막상 기억에 남는 것은 이런 글들이더군요... (물론 올리신 카메라 리뷰도 매우 귀중한 포스트들입니다) 감사합니다. 시간나실때 더 올려주세요 ㅠㅠ

    2017.08.26 07: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Rainpencil

    애초에 나들이가 즐거웠어야 추억이 된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정말 좋은 추억이 있다면 작은 조각만으로도 과거로 돌아갈 수 있잖아요.

    2017.08.30 11: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아렌델

    사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사진찍기 싫어하는 사람들 많죠ㅠ

    친구들은 안찍으면 그만인데 가족들 사진은 그래도 남기고 싶어서 가족들은 어떤때 사진 찍는걸 좋아하나 연구(?)해봤었는데요, 풍경이 멋있는 곳에 가면 본인도 사진을 남기고 싶어하더라구요. 그럴때 예쁘고 멋있게 찍어주면 반응도 좋고 저도 기분이 좋더군요 ㅎㅎ

    그리고 망원 도촬하고 광각/표준 도촬의 다른 점이 망원은 찍히는줄 몰라서 꽤 자연스러운 사진이 나오는데 광각/표준으로 찍으면 카메라에 놀라거나 경계하면서 찍히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이렇게 찍혀서 사진이 잘 나오기가 힘들죠.. 이런 어색한 사진이 많아지면 카메라를 피하게 되는듯 해요;;; (망원 도촬은 해도 된다는 얘기가 아니라 제가 본 사람들이 보통 싫어하는 사진이 이런 쪽이더라는..)

    2017.09.04 19: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저의 경우에는 찍히는걸 무지 싫어하고, 찍더라도 풍경위주로 찍는 편이긴 한데
    제 경험으로는 아버지 사진 찍을때는 한 10분 세워놓고 앞으로 옆으로 이동하라고 난리피고
    찍고도 마음에 안든다고 다시! 하시는 바람에 렌즈만 바라보면 경끼를 일으키게 된거 같더라구요.

    아무튼 이 또옹~강아지가 30개월 넘어 가다 보니.. 슬슬 빨라져서 죄다 흔들리다 보니
    마음을 비우고 애랑 놀아주지 머. 사진 못 찍으면 어때 라는 느낌으로 살게 되네요.
    머..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자거나 졸거나 집에서 밥먹거나 졸거나 티비보는 모습을 찍는 것만으로도 소소한 행복이죠 ㅋ

    2017.09.06 08: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초보

    사진을 왜 찍는지 모르는 사람들이죠.

    2017.09.13 06: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DSLR 처음 사고 카메라나 사진 공부 막 시작할때는 뭐든지 사진으로, 그것도 좋은 구도로 남기려고 아등바등 하다가
    어느순간 지금 스트레스 받아가며 뭣하러 카메라 쥐고있지?? 생각이 들어서 바로 팔아버리고 작은 컴팩트 카메라 샀습니다

    공연보는것도 좋아해서 공연 사진도 찍고 그랬지만
    결국 그 좋아하는 음악을 잠깐도 느끼지 못하는구나 싶어서 요즘은 그냥 멍하니 듣다가만 와요 ㅋㅋ

    사진으로 돈버는 사람도 아닌데 카메라는 물건일 뿐이지 목적이 되면 안되는구나 깨달았습니다

    2017.09.22 21: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