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ERA2013.06.19 08:21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Pattern | 1/320sec | F/1.6 | +0.33 EV | 50.0mm | ISO-800 | Off Compulsory

사진은 결과가 전부일 수 있습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됩니다.

원하는 이미지를 원하는 형태로 보여줄 수만 있다면 중간과정은 아무래도 좋습니다.

무슨 장비를 쓰건, 어떤 후보정을 하건간에 그 목적 하나만 달성하면 되는것이 사진의 본질입니다.





한편, 사진은 만남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처음 가보는 길, 처음 만나는 풍경, 처음 만나는 사람들...그러한 것을 즐길 여유가 있다면

결과물이야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즐거운 만남, 기분좋은 산책길이었다고 웃음지을 수 있으면 그만입니다.

남에게 자랑할 사진 몇장 건지지 못했다고 스스로 그 즐거움을 져버리실 필요는 없어요.





사진은 사랑이고 추억이며 기록이기도 합니다.

가장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한 시간들을 사랑을 담아 찍고 사랑을 보태 보정하고 인화한다면

그 사진의 가치는 당사자들에게 있어서는 금은과도 바꾸기 힘든것일겁니다.

장비의 경중이나 실력의 고하는 상관없어요. 사랑하는 이가, 사랑했던 그 순간들이 담겨있기만 하다면.




그와 동시에 사진은 폭력입니다.

온전히 자기의 욕심을 채우고자 가난하고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나 사회적 약자,

마녀사냥의 희생자들에게 들이대는 카메라는 흉기 이상의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진은 찍는이를 그대로 반사하여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잘찍건 못찍건, 장비가 좋건 나쁘건간에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사진을 보여준다는 것은 찍은 사람의 생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욕정으로 찍었다면 욕정이 담길것이고 우정으로 찍었다면 우정이 담길것이며

슬픔으로 찍었다면 슬픔이 보일것입니다. 이 정직함이 바로 사진입니다.

결코 어설픈 후보정같은 포장등으로 보는 이들을 속일 수 있을거라고 자신하지 마세요.

자기 자신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결코 다른 분들을 속일 수는 없는것이 또한 사진입니다.




사진은 과정만 즐겨도 됩니다.

누군가에게 굳이 잘 찍었다고 인정받기위해 발버둥 치지 않아도 됩니다.

그 시간, 그 곳에서 그것을 찍어보고자 기계를 조작하고 빛을 관찰하며 더하고 빼는 그 과정들 하나 하나가 즐겁습니다.

PC로 옮겨와 이리 저리 만져보며 바뀌는...그 변화자체만 즐겨도 충분히 즐거울 수도 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하나의 게임이라 할만 한것이 또한 사진입니다.




사진, 그냥 안찍어도 됩니다.


그저 그 극도의 기능성이 세련된 디자인과 만나 발하는 공학적 아름다움만 보고 즐겨도 됩니다.

필카부터 디카까지, 오래된 렌즈의 차가운 금속 광택을 보기만 해도 행복해진다면, 그래서 모은다면 그것도 좋습니다.

사진 그까이꺼 뭐 꼭 찍어야 하나요. 찰캉 하는 날카로운 금속성의 울림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좋아지는걸요.

제습함에서 하나씩 꺼내고 닦고 다시 넣어두고 하는 그것만으로도 가슴설레일 수 있습니다.

세련된 기능미의 작은 카메라 하나 귀엽고 앙증맞은 가죽케이스에 담아 패션아이템으로만 써도 됩니다.

거울에 살짝 비춰진 자신의 모습에 카메라가 약간의 지성미를 더해준다 느껴진다면 그걸로 된거예요.









중요한 것은 사진에 대한 각자의 마인드라고 생각해요.


어느것은 틀리고 어느것은 맞다가 아닌, 100명이 있다면 100명 모두 다른 생각이 나와야 하는 그런것 말입니다.





그래서 하는 생각인데

사진은 .....결국 마음인것같습니다.

Posted by 오럴그래퍼 선배/마루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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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말씀에 공감합니다. :D

    2013.06.19 08: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비밀댓글입니다

    2013.06.19 08:58 [ ADDR : EDIT/ DEL : REPLY ]
  3. 카메라는 그저 거들뿐......ㅡ_-)y-o0
    사진은 손으로 찍는게 아니라 마음으로 찍는것이야....

    ... 요새 점점 도가 닦이는 느낌이 확 드는군요.... 그나저나 백업 및 기타 잔재미를 위해 NAS세팅을 하고 있는데 이제사 조금 감이 오는 듯 하여... 213J를 713+로 바꿔볼 예정입니다.

    2013.06.19 10:20 [ ADDR : EDIT/ DEL : REPLY ]
  4. 사진은 마음이다... 뭔가 시적이면서도 아주 공감되는 말씀이십니다. ^^

    2013.06.19 10:33 [ ADDR : EDIT/ DEL : REPLY ]
  5. 짐순이는 썩었어요. 엉엉엉
    맨날 탑이나 목조건축만 보면 로우 앵글로 ㅎㅇㅎㅇ거리며 이리저리 찍어대죠.
    앞으로 탑 사진을 올릴 때는 15금은 붙여야 할 것 같아요.
    (물론 경찰한테 잡혀가진 않겠지만.. -_-;;;)

    2013.06.19 11: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고고황대장

    얼마전 한강에 가족들과 같이 나갔을때..
    역광받은 처재가 너무 이뻐서 사진찍고..
    젤 이쁜걸루 골라서 카톡으로 보내줬는데..

    사진 별루다..
    이게 뭐에요.. 입도 이상하고 디게 늙어보이게 나왔다.. ㅠㅠ
    이런 메세지가 오더군요..

    제가 찍어준 처재사진중 갑 오브 갑이었는데..
    순간 묵직한게 머리속을 퉁~! 때리더군요..

    제 기준으로 갑 오브 갑인 사진을 보내준것 이였어요.
    황금시간대, 역광, 초록갈대밭,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칼, 세세한 디테일들과 보케.
    기술적으로는 이걸 내가 찍었나? 할 정도의 사진이었는데..
    한마디로 껍데기만 이쁜.
    그런 사진을 좋다고 생각하고 당사자에게 툭 던저준거죠..
    자~ 봐라 내가 이정도로 찍는다 하는 허세로..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늘 마루토스님 블로그 와서 보면서 또 반성하게 됩니다.
    두서가 없내요.. 부끄러워서.. ㅋㅋㅋ

    2013.06.19 18:32 [ ADDR : EDIT/ DEL : REPLY ]
  7. 칼이쓰박

    표현력이 너무 좋으세요~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하게 된 생각의 변천사를 어떻게 이렇게 잘 짚어주시는지...
    처음에는 정말 어떻게든 열심히 공부한 사진 촬열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여 사람들 깜짝 놀랄만한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함께 한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던 시간이 있었지요.
    하지만 이제는 애정을 담아 지인들의 아름다운 표정을 담아서 동영상이나 인화한 사진으로 선물할 때 그들이 나타내는 기쁨과 감동이 사진 찍는 보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정말 마음이 담긴 사진에는 사진관에서 아무리 좋은 장비를 갖고 담은 사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진짜 감성이 담기는 것 같습니다.
    물론 멋진 장면을 찍으려는 노력을 멈추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마음을 잃어버리는 사진사는 되지 말아야겠다고 마루토스님 글을 읽으며 다시금 다짐해봅니다.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3.06.20 02:15 [ ADDR : EDIT/ DEL : REPLY ]
  8. 섬섬옥수수

    좋은 글 감사하니다. 추천버튼 한번 꾹 누르고 갑니다. 올리신 사진 정말 멋지네요. 저도 제 아들에게 저런 사진 찍어주고 싶은데.. ^^

    2013.06.20 09:15 [ ADDR : EDIT/ DEL : REPLY ]
  9. 저에게 사진이란 '남기기 위한 것'- 그 이상은 없네요...() 그래서 피사체의 탐색에 대한 고민보단 남기고 싶은 순간에 대한 고민이 더 큰 것 같아요-

    2013.06.20 10: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main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하긴 아무의도 없이 남기고싶다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찰나의 생각으로 셧터를 누룰때 참 맘에 드는 장면이 나올때가 있습니다. 물론 저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요 특히 대상이 어린 자식일땐 그런게 더한거 같습니다. 그게 아마도 마루토스 님이 언급하신 "마음"이 아닌가 싶네요

    2013.11.19 08:43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