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ERA2011.06.22 10:20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Pattern | 1/50sec | F/1.8 | +0.33 EV | 50.0mm | ISO-250 | Off Compulsory



저는 언젠가 제 와이프로부터 사진에 대한 어떤 충고를 들었습니다.

그게 뭐냐면..사진이 너무 아이에게 집중되어있다는 거였죠.


항상 아이에 초점을 맞추고 아이만 따라다니며 찍다보니 아이가 거기서 뭘하고 있는지, 어디서 놀고 있는지..이런게 보이지 않는다는거였습니다.


충고를 듣고 이리 저리 생각을 해보다 저 자신의 문제점에 대한 어떤 결론에 도달했는데

그건 제가 어떤 렌즈를 쓰건 어떤 화각에서 찍건 가만보면 아이가 사진에서 차지하는 비중, 사진속의 아이 크기가 거의 비슷하다는거였습니다.


저는 사실 단 3개의 렌즈, 그중에서도 50미리 단렌즈를 거의 주력으로 쓰는데

그러다보니 어느사이엔가 저도 모르게 제 스스로 어떤 "정답"을 머리속에 항상 그려놓고 그 구도에 맞추려고 하는 습관이 들어버렸던거죠.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Pattern | 1/320sec | F/2.0 | +0.33 EV | 50.0mm | ISO-800 | Off Compulsory



비록 보정을 좀 다르게 해보고, 사진의 비율도 좀 바꿔보고 할지언정

제 사진속의 아들의 크기는 거의 항상 비슷했고 게다가 거의 항상 반신/전신을 가급적 최대크기로 담으려는 습관이 들었던 겁니다.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Pattern | 1/160sec | F/2.0 | +0.33 EV | 50.0mm | ISO-800 | Off Compulsory


단렌즈를 쓰건..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Pattern | 1/250sec | F/2.8 | +0.33 EV | 43.0mm | ISO-100 | Off Compulsory


표준줌렌즈를 쓰건..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Pattern | 1/2500sec | F/2.8 | +0.33 EV | 200.0mm | ISO-100 | Off Compulsory


아예 망원렌즈를 쓰건...제눈에 각인된 어떤 최적의 피사체의 크기에 억지로 사진을 맞추는 그런 습관이 들어버렸던 거죠.



와이프에게 그런 이야기를 듣고 전 나름대로 상당히 큰 쇼크를 받았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죠.


정답에 안주하지 말라고 글을 썼던 주제에 저 자신도 어느샌가 정답에 안주해버린 나머지 사진이 정형화 되고 고착화 되었으며

그때문에 사진의 다양성을 어느샌가 잃어버리고 있었다는걸 말이죠. 심지어는 전혀 다른 렌즈를 써도 말입니다!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Pattern | 1/1250sec | F/2.8 | +1.33 EV | 24.0mm | ISO-400 | Off Compulsory



사진에 있어 어떤 정답이란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네 아마추어들에게는 어떤 함정이 하나 도사리고 있는데..


가장 사진이 잘나오는 거리에 대한 집착같은게 생기기 쉽다는 겁니다.

그리고 가장 선명한, 가장 쨍한 사진이 나오는 거리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다보면...모르긴 해도 저처럼 고정거리, 고정구도에 자기도 모르게 집착하게 됩니다.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1/100sec | F/2.8 | +0.67 EV | 70.0mm | ISO-100 | Off Compulsory


때로는 부분만 담아내는것이 신선할 수도 있고..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Pattern | 1/640sec | F/2.8 | +0.33 EV | 24.0mm | ISO-100 | Off Compulsory


때로는 배경을 더 넓게 넓게 잡는것이 좋을수도 있는데

정답에 안주하다보면 이런 시도 자체를 잘 안하게 되는게 오히려 어느 수준 이상에 도달한 중수가 부딪히는 하나의 벽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의식중에 이런 벽을 느끼는 분들은 보통 이 단계에서....장비를 바꾸려 드시기 쉽습니다. -_-;

"내 사진이 다 똑같은건 다 똑같은 렌즈로 찍어서 그럴거야"라고 생각하게 되는게 인지상정이라는 거죠.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Pattern | 1/160sec | F/1.4 | +0.67 EV | 50.0mm | ISO-100 | Off Compulsory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진이 다 똑같아보이게 찍히는건 장비가 같아서가 아니라 같은 사진밖에 찍을줄 모르는 사진사의 마인드의 문제인거라고 전 생각합니다.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Pattern | 1/400sec | F/1.8 | +0.33 EV | 50.0mm | ISO-100 | Off Compulsory



이것은 스스로 의식하고 사진 찍으면서 강하게 스스로에게 주지시키며 고쳐나가야 할 하나의 큰 과제라고 봅니다.

평소보다 한발짝 더 앞으로, 평소보다 두발짝 더 뒤로....이런 작은 시도가 사진에선 큰 변화로 나타나게 될테니까요.


이런류의 증세는 사실 구도만의 문제, 구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광각렌즈는 풍경찍을때만 쓰는 렌즈라던가

망원렌즈는 인물사진 전용렌즈다 라는 선입견같은것도 해당됩니다.


Canon | Canon EOS 5D | 15sec | F/8.0 | 0.00 EV | 200.0mm | ISO-100 | Off Compulsory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망원으로 찍은 풍경사진이 맨날 보는 광각으로 찍은 풍경사진보다 더 특출나고 신선해보일수 있으며..

광각으로 찍은 인물사진이 오히려 맨날 보는 망원 아웃포커싱 인물사진보다 더 맘에 들게 나오고 할수 있는 법입니다.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Pattern | 1/1250sec | F/2.8 | +0.33 EV | 24.0mm | ISO-100 | Off Compulsory



중요한것은..사진사 스스로가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이지...결코 장비가 아니라는 말씀을 저는 드리고 싶은거죠.


열심히 사진을 공부하고 내공을 쌓아 어떤 하나의 정답을 찾아내는것까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한발 더 나아가 거기서 다시 벽을 부수고 변화를 추구하며 다양성을 갖추는것이야말로


남과 다른 사진사, 개성의 획득을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위에 이야기 한 내용들은 그 노력중 한 부분에 해당하고 말이죠...




항상 제 사진을 보아주고, 문제점을 지적해주며 날카로운 충고를 곁들여주는 와이프님덕에

정체되어있던 제 사진에 있어 새로운 계기가 만들어지게 되었기에


그 작은 깨달음을 공유해보고자...오늘은 이런 글을 적어봅니다.


"정답의 함정에서 벗어나자"..이 한마디가 드리고 싶었어요....;;




 

Posted by 오럴그래퍼 선배/마루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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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비밀댓글입니다

    2011.07.01 01:07 [ ADDR : EDIT/ DEL : REPLY ]
  3. 짜퉁

    우왕....잘 읽어봤습니다.
    그리고 사진에 대해 조금 더 배우고 돌아갑니다.

    2011.07.04 01: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오... 그건 반가운 이야기~~ 이번엔 꼭~~내시길~ :)

    2011.07.05 07: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잠탱이

    이 글을 읽고나서 제가 지금까지 촬영한 첫째아이, 둘째아이 사진들을 훓어봤습니다
    다행(?)인지는 몰라도 아이에게만 포거스가 맞춰있지는 않더군요~쿄쿄
    그런 의식을 해 보지는 않았지만 정형화에 빠지지 않도록도 신경 써야겠네요~

    2011.07.09 14: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레이지사마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011.07.12 00: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깽알신랑

    아... 울 와이프는 지금 제 사진도 좋아라해주는데... 캬캬캬
    이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울 와이프는 사진에 까막눈이라...
    그래서 겨우 천둥이 쓰는데도 역시 장비가 좋으니 사진이 좋아... 라고 말해주고...
    ㅋㅋㅋ

    2011.07.21 20: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깽알신랑

    헐~~~~~~~~ 그런걸까요??? ㅋㅋ

    2011.07.25 07: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늦게 사진을 할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어렵네요
    감사합니다 매일 매일 보면서 배우고 갑니다

    2011.07.27 08: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윤우아빠

    구도 그놈이 문제네요...ㅋ
    좋은정보감사드립니다.

    2011.07.28 10: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어깨동무

    사진을 아시는 분이신지는 몰라도 오히려 사진을 모르시는 분들의 눈이 더 날카로울지로 모르죠. 마루토스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저 역시 고정된 생각에서 탈피하고자 많이 노력하고있습니다. 주옥같은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2011.08.04 16: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관우수아파파

    또 배우고 갑니다. ^^

    2011.08.11 10: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사무방

    잘 읽고 갑니다. ^^
    저도 제 사진이 틀에 박혀 있단 생각이 들어서 요즘 이래저래 시선을 바꾸어 보려고 노력중입니다. ㅎ

    2011.09.10 22: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새세로

    비슷한 경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인데... 새롭게 알게되고 공감가는 글입니다...

    2011.12.04 19: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주로 접사 사진을 찍다보니 다른 사진을 찍어도 크게, 디테일 하게만찍게 되더군요. 그걸 알게 된게 작년 초가을쯤이었습니다.이것저것 시도를 해보아도 이전의 습관은 조금 탈피를 했는데, 제 사진에서 무언가 빠져 있는게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한 2주전쯤 안양예술공원에 혼자 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가기전 그 공원에 있는 특정한 장소에서 어떤 사진을 찍을건지 구상을 하고 갔습니다.일명 셀카 점프샷이라고 하는사진인데, 어떤 포즈를 취할건지, 표정은 어떻게 할지, 배경은 어떻게 할지등등을 상상하고 갔습니다.

    조금 어두운 곳이었고 삼각대가 없어 가방을 벽에 기대고 그 위에 카메라와 스피드라이트를 연결하고 5초 타임을 설정한뒤 셀카를 찍기 시작했습니다.그리고 35번정도 시도 끝에 처음 구상과는 한참 떨어진 결과물 한장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혼자서 30번이 넘게 폴짝폶작 뛰면서 셀카를 찍는 그 순간들이 그렇게 즐거웠습니다. 마치 어릴때 친구들과 다방구나, 비석치기, 팽이치기, 딱지치기(치기가 많군요 ㅎㅎ) 등등의 놀이를 할때처럼 너무 즐거웠습니다.시간 가는줄도 몰랐고 한장찍고 결과 확인하고 '좀더 왼쪽으로 가야되, 앗 점프하기전에 찍혔넹...' 이러는 순간순간들이 즐거웠습니다.

    찍고 나서 들었던 생각이 바로 즐겁게 찍는 그런게 어느새 빠져 있었던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어릴때 놀이를 할때 처럼 재미있게 찍으려고 하고 있습니다.잘찍건, 잘 못찍건 그건 두번째인거 같습니다 :)

    2012.01.25 18: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배현두

    좋은 정보 많이 얻어 갑니다. 가슴이 뻥뚫리는 시원함도 느낍니다. 지극히 개인 생각인데 와이프보다는 아내. 혹은 집사람이라고 부르는게 더 좋을것 같은데요. 사족입니다.

    2012.03.07 16: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윤이아빠

    마음에 와 닿는 글입니다...ㅎㅎ
    요즘 부쩍 사진에 관심이 많아져 좋은 정보 잘 배우고 있습니다..^^

    2012.04.09 11: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아빠하마

    정답에서 벗어나자?
    우선 정답부터 읶히고나서 할께요...
    언제나 정답에서 벗어나는 경지가 될꼬.....

    2012.05.22 18: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휘파람

    똑소리 나는 충고와 현실을 그대로 말씀해주셔서 정말감사 합니다
    사진은 종아하는데 어떻게 무었을 해야하는지 모루고 있었는데 정말감사합니다.
    기회가된다면 한번뵙고싶네요.
    지리산 자락에사는 초라한 사람입니다.

    2013.02.05 22: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Suj

    멋진 사진들과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2013.04.27 11: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도리랍니다.

    함정에 빠지고 있다... 사진은 안찍고 맨날 글만 읽는다....흠...

    2013.08.19 17: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