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ERA2011.01.21 11:44

Canon | Canon EOS 5D Mark II | 1/1000sec | F/2.8 | 0.00 EV | 200.0mm | ISO-100 | Off Compulsory



사람들 다 다녀와본다는 에버랜드, 그중에서도 사진 찍기 좋은 꽃밭 분수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애초에 와이프와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갔다가

분수대에 서있는 저 석고상을 보는데 마음속에 어떤 그림이 그려지더군요.


그래서 화창한 날임에도 일부러 노출을 상당히 언더로 주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본래 무게감없이 서있는 매끈한 석고상이었지만

제 마음속에선 고대 그리스의 오래된 풍상 겪을거 다 겪고도 꿋꿋하게 서있는 그런 석상의 이미지가 떠올라 있었고

이를 위해 사진을 흑백으로 바꾸고 일부러 질감을 극히 강조하는 보정(흔히 하이패스 혹은 컨트라스트 마스킹이라 불리우는)을 했습니다.


그리고 노출을 더 언더로 주면서 까칠한 노이즈를 듬뿍 주어 제 마음속의 그림과 일치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한장이 저 사진입니다.


다른 분들이 저 분수대에서 다 비슷비슷한 사진들을 찍으실 때..

전 다른 각도에서 다른 시선으로 다른 이미지를 보았고, 그것을 얻어내기위해 노력했다는 거죠.


이쯤되면 이제 이런 태클이 들어옵니다.

"그게 사진이냐? 그림이지??"


글쎄요. 엄밀히 말하면 사진도 아니고 그림도 아닙니다.

저것은 "이미지"입니다.


제게 있어 사진은 애초에 제가 원하는 이미지를 얻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이미지를 얻는것이 목적인데, 사진이라는 틀에서 벗어나면 안된다는 말도 안되는 법칙같은걸 내세워본들 의미있을리가 없습니다.


후보정에 손을 많이 대건 적게 대건...그런걸 따지는 것도 의미없습니다.



제생각에 중요한건 딱 하나.


"마음속에 어떤 이미지를 가졌는가. 그리고 그 이미지를 실제로 얻어내는데 성공했는가?"

오직 이것뿐이거든요.



불필요한 틀, 남들이 정해주는 규칙, 필요없는 선입견따위 아마추어 취미 사진사에겐 다 필요없습니다.

필요한건 "이미지"를 얻어내는 것과

그 과정을 즐겁게 즐겼는가......그것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후보정이란게 애초에 그런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생각없이 되는대로 만져서 그럴듯하게 나오게 하는게 아니라

처음부터 확실한 목표, 다시말해 마음속에 그린 이미지를 가지고 그 이미지에 최대한 근접시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이죠.



이 글을 보시는 다른 아마추어 취미 사진사분들도 한번쯤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원하는 이미지가 있으십니까?

그 이미지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어떤 테마가 있으십니까?

그리고 실제로 그 이미지를 얻어내는데 성공하셨습니까?

그 과정 또한 충분히 즐기셨습니까?



이러한 질문들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을때


그 분들은 아마추어 취미 사진사로서 어느정도 자기완성, 자기완결에 성공하신 분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오늘도 뻘글입니다..;
Posted by 오럴그래퍼 선배/마루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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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KF-0/G

    아.... 애버랜드군요...
    전 클릭해서 보기전까지 바티칸에 있는 어느 동상의 뒷모습인줄... ㅎㄷㄷㄷㄷㄷ

    마루토스님 덕분에 뭔가 시선을 다르게 봐야한다는것...
    알고있지만 다시한번 상기시키고갑니다 ^^

    2011.01.21 11: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싼타페

    항상 와닿는 말씀들이네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남들 찍으니 찍는 그런 사진들이 아니라서 너무 좋네요 ㅎ

    전, 어느순간, 머리속을 스치는 이미지를 잡아내려고 아무리 사진기를 들이대도 .. 그저 뜬생각으로만 지나기에..

    엄청 부럽네요^^

    좋은 사진, 멋진 글 잘 보고 갑니다 ㅎ

    2011.01.21 12: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이정도면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 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ㅎㅎ
    오늘도 선배님 글에 좌절도하고 또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 보게 하네요^^

    2011.01.21 12: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하하하, 뻘글 잘 보고 배우고 갑니다. :D

    2011.01.21 13: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저도 중세의 동상인줄 알았습니다..
    어느정도 내공이 쌓이면, 이런 이미지가 머리속에 그려질까요....
    속성 심법으로 내공을 쌓았더니.... 켁...

    2011.01.21 14: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일여일

    늘 너무 겸손하신게 탈입니다...^^

    2011.01.22 02: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할루할루

    이번글 정말 좋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2011.01.23 00: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간다르프

    사진 취미 삼은지 몇년 안되는 초보입니다...
    스르륵에 올려놓으신 글, 사진은 감동적이었습니다...
    직접 블로그에 들려보니 배울 것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10여권의 책에서 배웠던 스킬보다 평생의 전속모델들을 향한
    제 마음이 더 소중함을 알겠네요...
    자주 들려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2011.01.24 13: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목련

    좋은곳 알게되어 감사합니다
    자주들러 조금씩 배워가도 되남요
    배워야 할겄은 많고 머리는 안되고...답답
    후보정에 관해 자주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 !!!!!

    2011.02.12 13: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파랑눈물

    "마음속에 어떤 이미지를 가졌는가. 그리고 그 이미지를 실제로 얻어내는데 성공했는가?"
    에 전적으로 동감을 합니다.
    저의 경우 영화 그래픽을 합니다 즉 photoshop 으로 먹고 삽니다. 대개 헐리웃에서 영화를 촬영할때 스틸 사진을 같이 찍습니다.
    그럼 그 디지틀 네카티브를 갖고 저희는 말씀 하시는 보정을 bridge 에서 보고 photoshop 으로 불러들여서 rgb or lab color 로 작업을 합니다.
    전 그래서 항상 이 과정을 통하여 만들어지는 마지막 이미지를 사진이라고 불르기 보다는 art 로 불릅니다.
    왜냐하면 영화사에서 원 하는 그래픽 작업에 들어가는 요소중 하나가 되기에 말이지요.
    그래서 말씀 하신 그 이미지를 실제로 얻어내는데 성공했느가? 에 전적으로 동감을 합니다.
    포스트 너무 잘 읽었습니다.

    2011.02.25 06: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파랑눈물

    주름은요 별말씀 다하십니다 그려....
    사진과 그 분야에서는 선배님이 전문가신데요 그리고 포로샵에 대한 지식이나 테크닉이 프로수준 이십니다

    2011.02.26 03: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후보정에 대한 의미를 알고 갑니다.
    그냥 찍어야지 작품이지라는 생각, "내 장비 보급기종이기 때문에 ..."라는 어이없는 선입견
    노력을 하지 않고 신세한탄 ...
    그래서, 이번에 의미있는 사진을 찍고 갑니다.
    생애 다시 올 수 없는 순간에 대해서 한번 깊게 생각하고 그런 것들이 다 부질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번 하고 갑니다.

    모든 것은 나의 마음가짐이고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이 찍어보겠다고 jpg로 찍던 생각을 RAW가 정답이다라는 생각 늦게 알아서 한편으로는 후회스럽고 일찍 깨우쳐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교차를 하네요.

    여하튼 좋은 글들 잘 읽고 갑니다.

    2011.08.17 16: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