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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사진 장비 관련 이야기를 하지 않는 방법

CAMERA | 2008/03/03 16:17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움베르토 에코 의 【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중
『축구 이야기를 하지 않는 방법』의 패러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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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비 이야기를 즐기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반대하고 말고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물론 내가 필카를 쓰거나 디지털 백을 써볼 생각은 없지만,
거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라이카를 쓰지 않는 이유나 짜이스에 연연하지 않는 이유와 그다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나 또한 대세에 휩쓸려 플래그쉽을 써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한눈팔지 않고 재미있게 사진을 찍었다.
 
때론 1D 특유의 45개 측거점이나 스팟연동, 초당8연사에 낯간지럽기도 했지만 꽤나 재미있게 찍었다.
막투엔의 수준급 AF와 연사, 신선한 디직 이미지프로세싱 등을 나는 인정하고 높이 평가한다.

요컨대 나는 플래그쉽을, 장비를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장비이야기나 특정브랜드에 광적으로 열광하는 빠들을 싫어할 뿐이다.


그 이유를 그릇되게 짐작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가 각 브랜드빠들에게 품고 있는 감정은
네티즌들이 문희준 빠순이들에 대해서 품고 있는 감정과 비슷하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빠순이들을 까지 않는다.  그들이 나돌아 다니지 않고
 자기들 집(문희준 팬카페 & 라이브 공연)에만 머물러 있다면 말이다.>

내가 브랜드빠들에 대해서 하려는 얘기도 그런 식이다.
나는 그들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들이 자기네 집에서만 열광한다면 말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자기네 집>이란 메신져나 대화방, 해당포럼, 해당클럽 따위를 뜻한다.
그런 곳에서라면 무슨 일이 벌어지건 내가 상관할 바 아니고,
카르자크처럼 가상과 현실을 구분 못하는 인물이 나온다 한들 그리 나쁠 것 없다.
그들이 일으키는 사건 때문에 인터넷 하는 재미가 쏠쏠해지기도 하니까 말이다.


내가 브랜드빠들을 좋아하지 않는 까닭은 그들이 이상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네 브랜드 장비에 열광하지 않는 까닭을 이해하지못하며,
누군가가 D3나 칼짜이스 렌즈에 관해 악평을 하거나,
포서드에 대해 조금이라도 틀린 이야기를 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옹호하며, 시비를 가리려든다.
(이점에 관해서는 다른 빠들도 마찬가지지만, 브랜드빠들은 이 정도가 다소 심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고자 한다.


나는 캐논 카메라의 아주 열렬한 팬이다.
이제 내가 캐논DSLR을 접 한지 얼마 안 된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이런 물음으로 말문을 연다고 치자.


「이번에 막쓰리엔이 나온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실례지만, 뭐라고 하셨지요?」

「1D mk3 n 말입니다.
  팬 서비스 차원의 바디라는군요.
  아아, 풀프레임10연사를 다시 만날 수 있을 줄은…」

「죄송하지만,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군요.」

「막쓰리엔에 관해서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또박또박한 목소리로)마크 쓰리 엔 말이에요.」

「음…… 제가 이런 류의 카메라들은 거의 써본 적이 없어서… 당최…… 그게 뭐죠?」

「아하, 이제 알겠네요. 그러니까 플래그쉽을 써보지 못 했……」

「그래요. 써본 적이 없답니다.」

「그거 참 재미있군요. 그런 명품 바디를 써보지 않으셨다니.
  제가 그 사용기가 올라와 있는 SLR클럽 사용기 주소를 가르쳐드릴 테니 어서 보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캐논의 200.8 대포는 써보셨겠죠?」

「아뇨… 사실 전 번들렌즈밖에… 그것도 비싼 렌즈인가요?」

「하아~? 비싼렌즈라뇨. 대포는 지구상에서 가장 신성한 걸작 렌즈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이 렌즈를  ‘대포’ 라고 부르고요.
   믿기지 않는 화질을 자랑하는 캐논의 대표렌즈입니다.
   잘 모르시면서 함부로 그냥 비싸기만한 렌즈 취급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아……네…
   그런데 그러면 대포는 그냥 비싼렌즈가 아니라는…?」

「일단은 몇백만원 하긴 합니다.」

「그러면 역시 비싼렌즈…」

「정말 답답하신 분이네요.
   몇백만원 하긴 하지만 그것은 신형 대포에 비하면 정말 싼축에 들어가는 겁니다.
   라이카라고 뭐 속에 다 금이 들어있는건 아니지만 다들 라이카 비싼걸 인정하잖아요?
   세계 각지의 천체망원경도 엄청나게 비싸기는 마찬가지지만 비싼렌즈라고 부르진 않잖습니까?
   200.8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대포라고 불러주시길 바랍니다.」

「에…………」


대충 이런 식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독자들은 나와 얘기를 나눈 불운한 신입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으며 떠난다 해도 심정을 이해하리라 믿는다.


그들의 브랜드 옹호를 중단시키려고 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그건 벽에 대고 지껄이는 거나 다름없다.
그들은 내가 해당 브랜드 카메라를 써보고 느낀 악감정을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들은 해당 브랜드 카메라를 써보고 악평을 하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거기에 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 있다.
똑딱이건 DSLR이건 카메라는 사진찍는 장비인데
사진 장비에 열광하는 대다수의 빠들이 사진은 잘 안찍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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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출처 : ※ 움베르토 에코 의 【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중
                  『축구 이야기를 하지 않는 방법』

2차 출처 : http://niari.tistory.com/34
               타잎문 관련 이야기를 하지 않는 방법


3차 가공 : 선배 본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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